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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을 보면 머리가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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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세봄정신과
댓글 0건 조회 6,729회 작성일 20-11-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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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을 보면 머리가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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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픽사베이 


1. 음란물 중독의 정의는 무엇인가?

음란물 중독이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음란물에 빠져들고 지속적으로 집착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점차 음란물에 무감각해지면서 더 새롭고 자극적인 음란물을 찾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뇌가 음란물 외의 자극에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해 대인관계, 연애, 운동, 일 등 다른 활동은 모두 지루하게 느껴지고, 음란물 시청을 줄이거나 중지하려고 하면 안절부절못하거나 과민해집니다. 내성과 금단증상이 모두 생기는 것이지요. 
 

2. 음란물에 중독되면 진짜 머리가 나빠질까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음란물 사이트 방문 횟수는 총 420억 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 회였습니다. 음란물을 보면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행위가 반복되면 도파민 수용체도 증가합니다. 더 많은 도파민과 쾌감을 원하게 되고, 중독에 빠집니다. 출근, 공부, 일에 대한 수행 능력이 떨어지고, 특히 집중력, 인지능력에 저하가 생깁니다. 
 
실제로 음란물을 보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가 있습니다. 독일 뒤스부르그-에센 대학교(Universitat Duisburg-Essen) 연구진의 연구진은 평균 연령 26세 독일 성인 남성 28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실험 참가자에게 성적인 사진이 섞인 이미지와 그렇지 않은 이미지들을 하나씩 번갈아 가면서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준 뒤에, 앞에서 본 사진을 기억하는지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성적인 사진을 보고 난 뒤에는 다른 사진을 보고 난 후보다 기억의 정확도가 확연하게 떨어졌습니다. 성적인 것과 상관없는 사진을 본 후에는 정확도가 80%에 달했지만 성적인 사진을 본 뒤에는 기억 정확도가 67%에 불과했습니다. 즉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음란물 시청이 기억력을 13%나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기억력뿐만이 아닙니다. 음란물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뇌에서 자극과 보상체계를 담당하는 영역의 부피가 줄어들게 됩니다. 즉 뇌의 일부가 쪼그라든다는 얘기입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Development)는 지난해 21~45세 성인 남성 64명을 대상으로 음란물 시청에 따른 뇌 용량 변화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자들의 음란물 노출 정도와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뇌 영상으로 뇌의 실제 용적(부피)을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음란물을 보는 시간과 뇌 선조체의 일부분인 뇌 회백질 부피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뇌의 크기가 작았다는 것입니다. 선조체는 인간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중요한 뇌의 영역입니다. 인간의 수행능력과 판단력, 직업적 기능을 결정하는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지요.

특히 음란물 노출 시간이 많을수록 뇌 미상핵과 전전두엽 사이의 연결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상핵은 뇌 발달과 함께 커지는 부위인데 뇌의 보상회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뇌 보상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일상적인 자극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중독에 빠진다는 의미이지요.

정리하자면, 야동을 많이 볼수록 뇌가 쪼그라들어 판단력이 줄어들고, 절제력이 떨어져 다시 야동에 집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말입니다.
 

3. 내가 음란물 중독이 아닌지 확인해보는 방법은 없는가?

ISST(internet sex screening test)라는 자가 진단 검사 방법이 있습니다. Sexual and Relationship Therapy라는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인용된 것인데, 현재 음란물 중독을 판별하는 검사로는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4.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10~30분씩 서서히 줄여가야 합니다. 금요일 밤이라든지, 다음날 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음란물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가장 좋은 것은 완전히 끊어버리고 모니터가 아닌 일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음란물이 주는 가짜 쾌락, 조작된 영상에 탐닉하는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통찰을 일깨워야 합니다. 운동이나 취미 등 건강한 쾌락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며 바깥에 나가 햇볕을 쬐는 것도 중요합니다. 야외 활동을 해야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도파민의 과잉도 진정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스스로 극복이 어려울 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음란물에 대한 갈망을 줄이기 위해 도파민 분비를 차단하는 약을 복용하거나, 성욕을 담당하는 호르몬의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약을 쓸 수 있습니다. 약 복용과 인지치료, 상담을 동반하면 3~6개월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인지치료의 과정은 니코틴이나 알코올 중독 치료처럼 음란물을 볼 때 쓰레기 냄새를 맡게 하거나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는 등, 기분 나쁜 환경, 혐오자극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뇌에서 음란물을 보는 것을 나쁜 기억으로 저장하게 되어 다음번에 음란물에 노출될 때 피하고 싶고 억제하고 싶은 충동이 나오게끔 하는 것입니다. 

또한 운동이나 만화, 게임 등의 다른 분야로 주의를 전환시켜 음란물 중독에서 회피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음란물을 보는 것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안 보는 사람이 어디 있냐, 보는 게 불법이냐, 개인의 사생활이다 등등으로 말이지요. 

단언컨대 음란물은 당신의 정신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줍니다. 우울증과 무기력감 등 심리적인 문제뿐 아니라 발기부전, 성기능의 저하 같은 육체적인 문제까지 생깁니다. 


불법이냐 아니냐, 어떤 영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당신 자신을 위해 이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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